최대균 농부의 미니사과 한입에 먹는 아침 사과, 미니사과
간식과 식사 그 사이, 귀여운 크기 사과 출근길 공복으로 집을 나오는 분들 많으시죠? 아침을 꼼꼼히 챙겨 먹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편의점에서 파는 즉석 제품을 먹자니 괜히 건강에 안 좋을 것 같고, 몇몇 과일은 껍질을 벗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건강을 생각하면 맛을 좀 희생해야 하고 입에 달면 건강에 안 좋은 거 같고요. 여기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해결책이 있습니다. 바로 미니사과입니다. | 성인 남자 손과 비교했을 때, 보통 탁구공 크기로 상상하면 된다.
사과라니, 너무 식상한가요? 우리에게 사과만큼 친숙한 과일은 없습니다.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 과일에 대해서 예전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도 많죠. 하지만 미니사과는 조금 새롭지 않으신가요? 혹시나 생일 케이크에 올라가 있는 작은 사과는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종종 사과 모형이라고 오해받는 그 과일이 미니사과입니다. 일반 사과가 한 번에 먹기 부담스럽다면, 미니사과는 가볍게 한입에 쏙 먹기 좋죠!
칠갑산 미니사과 농원에 없는 2가지 혹시 과일이 익어가는 게 사람으로 따지면 노화 과정의 일부라는 것 알고 계시나요? 가을철 배가 노랗게 변하고 사과가 붉어지는 건 맛이 꽉 찼다는 보증이 아니라 늙었다는 증거죠. 그래서 단맛이 흠-뻑 느껴지는 사과도 붉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탐스러운 빨간색이라도 밍밍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맛있는 사과=붉고 탐스러운 사과’는 완전히 성립할 수 없습니다.
| 막 수확한 미니사과는 제각기 다양한 색으로 물들어 있다
그렇지만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는 ‘때깔 좋은’ 과일을 찾고, 농부들은 가격을 잘 받으려고 억지로라도 과실을 소비자의 눈에 맞춥니다. 자연적으로 키우는 게 아니라 사람에게 링거를 주렁주렁 꽂아서 영양분을 공급하듯, 사과나무에 성장촉진제를 꽂고 사과의 모든 표면이 구석구석 붉은색으로 변화하도록 반사판을 땅바닥에 깔아둡니다.
최대균 농부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성장촉진제와 반사판은 써본 적이 없죠. 단기적 이익은 낼 수 있지만, 한 번만 팔고 끝낼 농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록 모양은 제각각일지라도 억지로 만든 맛이 아닌 계절이 가져다준 진짜 맛이 느껴집니다.
농부에게는 ‘고집’이 필요하다 요즘은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나의 직업만 파기보다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중시하고요. 하지만 농부라는 업은 요즘 흐름과는 다릅니다. 30년 이상 대를 이어서 농사지은 농부들이 수두룩하니까요. 하나의 작물을 시작하면 잘 바꾸지 않습니다. 하나를 제대로 키우는데도 계절이 수십 번 바뀌어야 비로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최대균 농부는 10년 넘게 미니사과를 재배했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그의 첫 도전은 일본에서 알프스 소녀(오토메)의 붉은 볼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알프스오토메였습니다. 이어서 한국에서 개발한 루비에스 품종도 함께 재배하며 10년이 지난 지금도 도전을 멈추지 않습니다.
농부에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처음 알프스오토메 맛을 본 농부는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이거면 비전이 있겠다.’ 싶어서 시작한 미니사과 농사였습니다. 3년간 무농약 농법을 고수했죠. 은행 열매를 발효시켜서 주는 건 기본이고 생선 내장, 소뼈, 왕겨 등등 친환경 재배에 관해서도 연구를 참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자연 앞에 무력했습니다. 3년이 넘게 단 한 알도 수확하지 못했죠. 그래서 지금은 관행 농가보다 적게 농약을 치고 제초제를 주지 않는 농법으로 미니사과를 재배 중입니다.
농부는 80세를 바라보고 있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미니사과를 선택할 때부터 다른 농부들과는 다른 길을 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일반 사과 큰 알이 300g이라면 미니사과 한 알은 30g~40g입니다. 다른 농부가 한 번 돌보고 수확할 때 최대 10번의 손을 더 거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죠. 그런데도 농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아직 스스로 ‘고집’을 꺾을 마음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주저 없이 내미는 정말 뜨거웠던 올해 여름, 농부는 처음으로 농사를 더 지어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작년까지는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지었지만, 점점 기력이 떨어져 올해 함께 농사를 짓지 못했습니다. 풀을 깎고 가지를 자르고 나무를 돌보면서 체력적인 한계를 온몸으로 느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농부에게는 아직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농부와 함께 사는 손자는 학교에 다녀오면 미니사과즙 2개를 그 자리에서 입에 털어 넣습니다. 그 모습을 볼 때면 제초제 없이 초생재배를 하는 이유를 다시금 되새깁니다. 내 사과를 먹는 소비자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눈앞에 있기 때문이죠. 식구들을 먹이고 자식들과 손주들을 위하는 할아버지의 마음. 농부는 이 마음으로 계속 미니사과를 재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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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균 농부의 미니사과
한입에 먹는 아침 사과, 미니사과
간식과 식사 그 사이, 귀여운 크기 사과
출근길 공복으로 집을 나오는 분들 많으시죠? 아침을 꼼꼼히 챙겨 먹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편의점에서 파는 즉석 제품을 먹자니 괜히 건강에 안 좋을 것 같고, 몇몇 과일은 껍질을 벗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건강을 생각하면 맛을 좀 희생해야 하고 입에 달면 건강에 안 좋은 거 같고요. 여기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해결책이 있습니다. 바로 미니사과입니다.
| 성인 남자 손과 비교했을 때, 보통 탁구공 크기로 상상하면 된다.
사과라니, 너무 식상한가요?
우리에게 사과만큼 친숙한 과일은 없습니다.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 과일에 대해서 예전부터 전해오는 이야기도 많죠. 하지만 미니사과는 조금 새롭지 않으신가요? 혹시나 생일 케이크에 올라가 있는 작은 사과는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종종 사과 모형이라고 오해받는 그 과일이 미니사과입니다. 일반 사과가 한 번에 먹기 부담스럽다면, 미니사과는 가볍게 한입에 쏙 먹기 좋죠!
칠갑산 미니사과 농원에 없는 2가지
혹시 과일이 익어가는 게 사람으로 따지면 노화 과정의 일부라는 것 알고 계시나요? 가을철 배가 노랗게 변하고 사과가 붉어지는 건 맛이 꽉 찼다는 보증이 아니라 늙었다는 증거죠. 그래서 단맛이 흠-뻑 느껴지는 사과도 붉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탐스러운 빨간색이라도 밍밍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맛있는 사과=붉고 탐스러운 사과’는 완전히 성립할 수 없습니다.
| 막 수확한 미니사과는 제각기 다양한 색으로 물들어 있다
그렇지만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는 ‘때깔 좋은’ 과일을 찾고, 농부들은 가격을 잘 받으려고 억지로라도 과실을 소비자의 눈에 맞춥니다. 자연적으로 키우는 게 아니라 사람에게 링거를 주렁주렁 꽂아서 영양분을 공급하듯, 사과나무에 성장촉진제를 꽂고 사과의 모든 표면이 구석구석 붉은색으로 변화하도록 반사판을 땅바닥에 깔아둡니다.
최대균 농부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습니다. 성장촉진제와 반사판은 써본 적이 없죠. 단기적 이익은 낼 수 있지만, 한 번만 팔고 끝낼 농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록 모양은 제각각일지라도 억지로 만든 맛이 아닌 계절이 가져다준 진짜 맛이 느껴집니다.
농부에게는 ‘고집’이 필요하다
요즘은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나의 직업만 파기보다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중시하고요. 하지만 농부라는 업은 요즘 흐름과는 다릅니다. 30년 이상 대를 이어서 농사지은 농부들이 수두룩하니까요. 하나의 작물을 시작하면 잘 바꾸지 않습니다. 하나를 제대로 키우는데도 계절이 수십 번 바뀌어야 비로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최대균 농부는 10년 넘게 미니사과를 재배했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그의 첫 도전은 일본에서 알프스 소녀(오토메)의 붉은 볼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알프스오토메였습니다. 이어서 한국에서 개발한 루비에스 품종도 함께 재배하며 10년이 지난 지금도 도전을 멈추지 않습니다.
농부에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처음 알프스오토메 맛을 본 농부는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이거면 비전이 있겠다.’ 싶어서 시작한 미니사과 농사였습니다. 3년간 무농약 농법을 고수했죠. 은행 열매를 발효시켜서 주는 건 기본이고 생선 내장, 소뼈, 왕겨 등등 친환경 재배에 관해서도 연구를 참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자연 앞에 무력했습니다. 3년이 넘게 단 한 알도 수확하지 못했죠. 그래서 지금은 관행 농가보다 적게 농약을 치고 제초제를 주지 않는 농법으로 미니사과를 재배 중입니다.
농부는 80세를 바라보고 있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미니사과를 선택할 때부터 다른 농부들과는 다른 길을 가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일반 사과 큰 알이 300g이라면 미니사과 한 알은 30g~40g입니다. 다른 농부가 한 번 돌보고 수확할 때 최대 10번의 손을 더 거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죠. 그런데도 농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아직 스스로 ‘고집’을 꺾을 마음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주저 없이 내미는
정말 뜨거웠던 올해 여름, 농부는 처음으로 농사를 더 지어야 하는지 고민했습니다. 작년까지는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지었지만, 점점 기력이 떨어져 올해 함께 농사를 짓지 못했습니다. 풀을 깎고 가지를 자르고 나무를 돌보면서 체력적인 한계를 온몸으로 느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농부에게는 아직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농부와 함께 사는 손자는 학교에 다녀오면 미니사과즙 2개를 그 자리에서 입에 털어 넣습니다. 그 모습을 볼 때면 제초제 없이 초생재배를 하는 이유를 다시금 되새깁니다. 내 사과를 먹는 소비자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눈앞에 있기 때문이죠. 식구들을 먹이고 자식들과 손주들을 위하는 할아버지의 마음. 농부는 이 마음으로 계속 미니사과를 재배합니다.
2023. 10. 17
본 콘텐츠는 더테이스트 청양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더 테이스트 에디트는 더테이스트 청양의 로컬에디터 육성프로그램입니다. '나의 부캐, 로컬에디터'라는 부제처럼 꼭 지역에 이주하지 않더라도 주말 여유시간을 활용해 지역과 관계맺고 취재, 콘텐츠 제작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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