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Work]더 테이스트 포럼_단양의 고유함을 되찾는 여정


The Taste Forum

맛워크숍_단양맛남_단양의 옛 맛을 찾아서


단양의 고유함을 되찾는 여정

 

단양 향토음식을 맛보는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향토음식에는 역사, 문화, 환경, 언어, 경제, 공동체 그리고 생물 다양성의 가치까지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맛은 세대에 따라 자라온 환경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에 각자 무엇을 느꼈는지 소감을 나누며 자리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지역음식, 그 희미하고도 깊숙한 발자취를 찾아서

단양 향토음식연구회 회장과 충북 향토음식연구회 부회장을 겸임하는 강연숙 대표의 소개로 단양맛남 맛워크숍이 시작되었습니다. 단양 향토음식연구회는 우리 농산물로 만든 향토음식에 관심 있는 지역민들이 모여 전통 음식을 보존하고 계승하며 단양의 맛을 발굴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토음식을 단양 고유의 지역성과 연결 짓고 향토음식 계승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단양의 숨겨진 옛 맛을 찾아서」라는 향토음식 49종을 담은 책자도 발간했습니다.


49종의 단양 향토음식을 찾는 여정

강연숙 대표는 19세기 후반 간행된 충북 최초의 음식 관련 서적 「반찬등속」을 풀이해 공부하던 중 옛 단양 사람들이 해 먹었던 평범한 음식이 궁금해졌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1년 반 동안 단양의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 옛 요리법을 기록하고 재현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어르신들의 말을 받아적은 요리법이 60종, 그중 49종의 장, 밥, 국, 반찬, 전, 죽, 면, 떡 등을 레시피로 정리해 책으로 엮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오래된 요리법을 재현하는 일에 그치지 않고 현대인 입맛에 맞추어 재구성하는 일 그리고 관광음식으로써 단양의 맛을 선보이는 일을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강연숙 대표에게 향토음식을 발굴하고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즐거운 일입니다. 단양을 방문하는 연 1천만 명의 관광객들에게 단양 향토음식을 특색있는 관광 음식으로써 선보일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기억부터 공감까지, 낯선 정겨움


• 거칠고 담백한 수수풋콩찜떡

물에 불린 수수를 곱게 갈아 물과 소금만 넣어 반죽합니다. 찹쌀을 조금 넣어 쫀득함을 더하고 퍽퍽함을 줄입니다. 포슬포슬한 붉은 반죽에 깨끗이 씻은 풋콩을 올리고 둥글납작하게 빚습니다. 김 오른 찜기에 면 보자기를 깔고 15분에서 20분간 찐 후 향 좋은 참기름을 살짝 발라 마무리합니다.


단양 대표 특산물 중 하나인 수수는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산림이 82%를 차지하는 단양의 산밭에서 기르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동의보감에는 수수가 속을 따뜻하게 하고 장 기능에 도움을 준다고 나와 있습니다. 수수를 한자어로 고량이라고 하는데 중국의 대표 술인 고량주가 바로 수수로 만든 증류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밥에 섞어 잡곡밥으로 먹거나 수수떡, 수수부꾸미 등 떡으로 먹어왔습니다. 예로부터 수수의 붉은색이 나쁜 귀신의 접근을 막는다고 해서 어린아이의 돌상이나 생일상에도 수수팥떡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찜떡의 가운데에 박힌 것은 수수와 같은 시기에 수확하는 줄양대콩입니다. 줄을 타고 올라가는 양대콩(강낭콩의 방언)이라는 뜻으로 줄양대콩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 옛 방식 그대로 남김없이, 생강나무 식혜

생강나무 가지를 끓인 물에 엿기름을 넣고 1시간 불린 후 조물조물 주무른 다음 체에 걸러냅니다. 여기에 찐 찹쌀을 넣고 밥알이 뭉치지 않게 저은 후 밥솥에 보온 상태로 7~8시간 삭힙니다. 냄비로 옮겨 끓인 후 원당으로 적당히 달게 해 차갑게 식힙니다.


수수풋콩찜떡에 식혜가 곁들여 나왔습니다. 단양에서 많이 자라는 생강나무의 줄기와 꽃을 우려 만든 생강나무 식혜입니다. 잎과 줄기에서 생강 향이 나는 생강나무의 노란 꽃은 단양에서 가장 일찍 피는 꽃이라고 합니다. 한반도의 자생 식물이며 임산부의 어혈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돕습니다. 미역이 귀해 미역국을 먹기 힘들었던 시절에는 생강나무 삶은 물을 미역국 대신 마셨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식혜는 엿기름을 주물러 가라앉히고 맑은 물로만 밥을 삭히는데, 옛 어르신들이 하던 대로 아까운 엿기름을 거르지 않고 밥통에 함께 넣어 삭히는 것이 생강나무 식혜의 특별한 요리법입니다. 덕분에 색깔이 탁하지만, 엿기름 맛이 진했습니다. 누군가는 호박, 또 누군가는 조청을 떠올리는 깊고 구수한 맛이었습니다.


Mini Interview_참석자 장선옥 (대한수상안전교육협회 전남동부지부장) 

“저는 건강 문제에 부딪히고 나서부터 먹거리의 중요성을 느꼈어요. 직접 장을 담글 정도로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로컬푸드에도 관심이 생겨 향토음식 공부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문화든 섞이는 시대라서 향토음식의 보존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더 테이스트 포럼에도 참석했답니다.

수수풋콩찜떡은 익히 알던 수수부꾸미와는 조금 다른 형태였습니다. 수수부꾸미는 주로 멥쌀이나 찹쌀을 많이 섞어 쫀득한 식감과 팥소의 달콤함을 즐기는데, 오늘 재현한 수수풋콩찜떡은 지역 특성이 제대로 녹아있는 듯했습니다. 요즘은 잡곡의 다양성이 많이 줄어 아쉬웠는데 오늘 수수를 사용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우리 농산물이 널리 쓰이기를 바랍니다.”



먹을 수 있는 역사책, 향토음식

강연숙 대표는 단양 토박이가 아닌 서울 출신입니다. 전통을 이어야 한다는 중압감이나 사명감보다는 재미있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향토음식연구에 도전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의 귀한 재료들을 음식으로 만들어 나누고 싶습니다. 좋은 먹거리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옛 지혜가 담긴 음식을 먹음으로써 정신적 육체적으로 치유되기도 하죠.” 

향토음식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워크숍에 다녀오니 각 지역에서 향토음식을 복원하기 위해 실질적인 행동을 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과거와 현재, 균형과 조화 사이에서 단양의 맛이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The Taste Edit - 박지원 에디터

본 콘텐츠는 더테이스트 청양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더 테이스트 에디트는 더테이스트 청양의 로컬에디터 육성프로그램입니다. '나의 부캐, 로컬에디터'라는 부제처럼 꼭 지역에 이주하지 않더라도 주말 여유시간을 활용해 지역과 관계맺고 취재, 콘텐츠 제작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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