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Work]달콤하고 부드러운, 크레이프 양배추


이난희 농부의 고깔양배추

달콤하고 부드러운 크레이프 양배추


양배추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보통은 커다랗고 단단하고 겹겹이 꽉 찬 양배추를 떠올리기 쉽죠. 하지만 여기 크레이프 케이크 같은 양배추가 있습니다. 고깔 양배추 혹은 원뿔 양배추라고 불리는 이 채소는 일반적인 양배추보다 당도가 높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마치 크레이프 케이크처럼 달콤하고 부드럽죠.

 


냉장고가 꽉 차 있어도 괜찮다?!

마트에서 양배추를 들어 올리면 느껴지는 묵직함은 왠지 모를 든든함을 가져다줍니다. 하지만 막상 집으로 가지고 오면 한 번에 다 먹기에는 크기가 너무 커서 절반으로 자르거나 1/4로 나누어 랩핑해두고는 합니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다시 나올 때는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할 상태로 나올 때가 많죠. 크레이프 양배추는 2kg 내외의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로 일반 양배추를 다 쓰지 못해서 버린 경험이 있는 1인 가구나 주부에게 안성맞춤입니다. 딱 한두 번 정도 사용할 분량이라서 다시 포장할 필요 없고 냉장고 자리도 차지하지 않아 깔끔하고 편리합니다.


심지까지 배어있는 달고 부드러운 맛

수분 가득한 잎이 겹겹이 쌓인 크레이프 양배추는 잎이 얇고 보드라우면서 아삭합니다. 채를 썰어 신선한 샐러드로 먹기에 좋고, 살짝 데치거나 볶아내면 은은한 단맛이 우러나와 요리에 풍미를 더해줍니다. 위장이 좋지 않은 분들은 착즙 주스로 마시거나 삶아서 그 물을 마시기도 하는데 당도가 높아서 달달함에 놀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심지가 굵고 거친 일반 양배추에 비해 크레이프 양배추는 심지까지 부드러워서 남김없이 먹을 수 있답니다.



| 사진 출처 : aT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옆 농장 풀도 대신 깎으신다고요?

무농약 농산물을 생산한 지 15년째. 이난희 농부의 비닐하우스에는 올해도 크레이프 양배추가 풍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농사가 그러하듯, 저절로 크지는 않습니다. 일반 농약 대신 2~3배 비싼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방제제를 사용하고 애벌레를 하나하나 잡아줍니다. 이렇게 애를 써도 벌레 잡는 시기를 놓치면 어느 순간 양배추가 아니라 벌레를 키우는 형국이 되어버립니다. 농부는 하우스 기온이 40도가 넘어가는 한여름에도 제초제 사용 대신 손으로 풀을 뽑습니다. 게다가 옆 농장 둑에 난 풀까지 깎습니다. 옆 밭에서 제초제를 사용하면 농부의 밭으로 농약 성분이 날아올 수 있기 때문이죠. 



잡초가 지켜준 양배추 하우스

누군가에게는 눈 딱 감고 농약을 살포하면 될 일이지만, 농부는 며칠을 연달아 하루에 두세 번씩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작업합니다. 몸이 너무 지치는 날이면 농사를 그만둘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장맛날, 농부는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제초제를 쳐서 잡초 뿌리가 모두 죽어버린 다른 농장의 둑은 와르르 무너졌는데, 직접 풀을 손으로 깎은 농부님 농장의 둑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잡초 뿌리가 둑을 든든히 지켜준 겁니다. 그렇게 농부는 지금 하는 친환경 농사가 자연과 사람을 위하는 일이라는 걸 깨닫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무농약 농산물 인증번호 제13303623호)


덤으로 사는 인생, 오늘도 새로운 마음으로

사실 농부는 2003년까지 서울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병(기관지 확장증)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아버지 고향인 청양으로 내려와 꼬박 3년을 요양했습니다. 다시 건강을 회복하면서 농사를 짓게 되었죠. 농부는 ‘덤으로 얻은 인생’이기에 몸에 좋은 것을 키우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청양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내내 농부의 자부심 가득한 미소가 잊히지 않았습니다.




The Taste Edit - 황진욱 에디터
2022. 10. 26

본 콘텐츠는 더테이스트 청양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더 테이스트 에디트는 더테이스트 청양의 로컬에디터 육성프로그램입니다. '나의 부캐, 로컬에디터'라는 부제처럼 꼭 지역에 이주하지 않더라도 주말 여유시간을 활용해 지역과 관계맺고 취재, 콘텐츠 제작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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