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현 농부의 표고버섯 찬바람이 길러 더 탱글한 청양 표고버섯
16도의 일교차, 청양의 기후가 기르다 농장 뒤편엔 산이 있습니다. 매일 밤 산골을 타고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죠. 낮에는 20도까지 올라간 온도가 밤이면 4도까지 떨어집니다. 너무 덥거나 춥지만 않으면 하우스를 개방하는 농부님의 버섯은 청양 특유의 기후가 길러냈습니다.
못살게 굴수록 맛있어지는 버섯 균류인 버섯은 살기 힘든 환경을 만들어 줄수록 더 많이 자라납니다. 일단 많이 자라야 좋은 버섯만 남기고 나머지를 솎아낼 수 있죠. 농부는 배지를 때리고 뒤집으며 충격을 주기도, 습도를 높였다 낮추기도 합니다. 산으로 둘러싸여 일교차가 유독 큰 청양, 골바람이 몰아치는 농장에서 좋은 질의 버섯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 하우스에서 안정적으로 시설재배를 할 수 있지만, 문을 열고 자연풍으로 재배한다.
오래 끓여도 탱글. 단단한 조직감의 산조 715호 주로 키우는 표고버섯은 산조 715호. 갓이 넓고 두꺼우며 단단한 조직이 특징이죠. 대신 생산량도 적고 관리도 까다로운 품종입니다. 박세현 농부님은 그 점에 집중했습니다. 배지에서 피어나는 양이 적은 편이 오히려 홀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 자신에게 더 유리하다 생각했거든요.
농장은 총 4동. 280평입니다. 홀로 생산량이 높은 버섯을 기르다 전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게 될 바에는, 관리가 어렵고 생산량이 적어도 식감이 좋은 버섯을 기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리조또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끓여도, 탱글한 식감이 하나도 죽지 않습니다. 농부님은 품종과 특성뿐 아니라 농장과 농부의 특성까지 고려해 버섯을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 일정한 크기로 자라도록 솎아준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 조밀한 조직을 자랑하는 버섯
하나의 버섯에 두 가지 식감. 표고구이. 두꺼운 갓과 조밀한 조직감이 특징인 박세현 농부님의 표고버섯. 어떻게 요리해도 좋지만, 하나 정도는 꼭 구워서 먹어보길 추천합니다. 소금과 후추로만 구워 특유의 향과 식감을 그대로 느껴보세요. 아, 버섯대는 절대 버리지 마세요. 갓과는 다른 맛을 즐길 수 있거든요.
1.표고갓 구이 야들 탱글한 표고의 갓은 특유의 향을 머금고 있습니다. 먹고 난 후에도 한 시간은 입에서 표고 향이 맴돌죠. 거부감이 드는 향일까 걱정하지 마세요. 생표고는 건표고보다 특유의 향이 덜해서 버섯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충분히 먹을 수 있습니다. 더 진한 향을 원한다면 버섯을 조금 건조한 다음 드시면 됩니다.
2.표고대 구이 닭가슴살처럼 결이 있는 표고대를 손으로 찢어 구우면, 마치 고기를 씹는듯한 쫄깃한 식감이 느껴집니다. 향은 덜하지만, 담백하고 고소해 끝도 없이 들어가죠. 아쉬운 점이라면 양이 비교적 적다는 것이겠네요.
| 버섯을 햇빛에 두었다가 드셔보세요. 표고에 들어있는 에고스테롤은 자외선을 만나면 비타민 D로 전환됩니다. 2시간 정도가 소요되죠. 건조하는 과정에서 표고의 향이 강해지는 건 덤입니다.
화고, 동고, 못난이. 필요에 따라 선택하세요. 박세현 농부님의 표고는 특품인 화고, 상품인 동고, 가정용인 못난이로 구분됩니다. 품종이 아니라 모양의 차이죠. 전부 같은 종자로 키워 맛은 비슷하답니다. 갓이 거북이 등껍질 모양으로 갈라진 화고는 습도를 조절해 재배합니다. 기르는 방법이 까다로워 가격이 조금 높죠. 대신 그 값만큼 다른 표고버섯에 비해 모습이 매력적이니, 선물하거나 요리를 대접할 때 좋습니다. 주력상품인 동고는 갓이 매끈합니다. 모양도 동글동글 귀엽죠. 갓이 벌어진 버섯은 같은 가격에 더 양이 많은 가정용 못난이 버섯이 됩니다. 상황에 따라 표고버섯을 골라보세요.
| 습도를 조절해 화고 특유의 갈라진 갓 모양을 만든다.
버섯 교수를 꿈꾸는 농부 중학교 때부터 농담처럼 말했던 장래 희망 ‘농부’. 한국농수산대학교 버섯학과 학과장이었던 아버지의 지인 덕에 진짜 농부의 삶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장난스럽게 하던 말을 진지하게 들어준 분이었죠. 이후 한국농수산대학교 버섯학과를 졸업하고 청양에 홀로 내려와 버섯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시작한 이상 버섯 관련 자격증은 다 따야겠다고 생각했죠. 종균기능사, 버섯산업기사, 첨단기술품목특화전문교육까지. 보이는 것만 14개의 인증서와 자격증이 농부님의 작업실에 걸려있습니다. 언젠가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은 채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합니다.
4년 차 청년농. 머리로 배우고, 몸으로 익히다. 작년, 농장의 배지가 전부 무너졌습니다. 갑자기 생겨난 해충에 버섯이 전부 사멸했죠.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했지만, 농장을 살리기 위해 발 빠르게 농장을 소독하고 목이버섯재배를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배지가 균과 해충을 잘 이겨내도록 하는 작업에 더 신경. 학교에서 이론으로 배운 것도 많지만, 농장에서 직접 일하며 익힌 것도 많습니다. 이론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며 버섯이 왜 잘 안 자라는지, 어떤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번 가을에는 생산량이 많은 관형배지로 바꿨습니다. 지난 3년간 많은 걸 배웠으니까요. 내년에는 하우스를 두 동 늘리고 직원도 고용해서 가공식품까지 도전해 보려 합니다.
스트레스를 이겨내며 자라는 버섯처럼 귀농 귀촌 우수사례, 모델 농가, 졸업생 우수 농가 선정. 많은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더 열심히 할 힘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덕분에 나태해지지 않는다면서요. 농부님의 취미는 운동.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하죠. 스트레스를 이겨내며 자라는 근육과 버섯처럼, 농부님도 농장도 재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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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현 농부의 표고버섯
찬바람이 길러 더 탱글한 청양 표고버섯
16도의 일교차, 청양의 기후가 기르다
농장 뒤편엔 산이 있습니다. 매일 밤 산골을 타고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죠. 낮에는 20도까지 올라간 온도가 밤이면 4도까지 떨어집니다. 너무 덥거나 춥지만 않으면 하우스를 개방하는 농부님의 버섯은 청양 특유의 기후가 길러냈습니다.
못살게 굴수록 맛있어지는 버섯
균류인 버섯은 살기 힘든 환경을 만들어 줄수록 더 많이 자라납니다. 일단 많이 자라야 좋은 버섯만 남기고 나머지를 솎아낼 수 있죠. 농부는 배지를 때리고 뒤집으며 충격을 주기도, 습도를 높였다 낮추기도 합니다. 산으로 둘러싸여 일교차가 유독 큰 청양, 골바람이 몰아치는 농장에서 좋은 질의 버섯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 하우스에서 안정적으로 시설재배를 할 수 있지만, 문을 열고 자연풍으로 재배한다.
오래 끓여도 탱글. 단단한 조직감의 산조 715호
주로 키우는 표고버섯은 산조 715호. 갓이 넓고 두꺼우며 단단한 조직이 특징이죠. 대신 생산량도 적고 관리도 까다로운 품종입니다. 박세현 농부님은 그 점에 집중했습니다. 배지에서 피어나는 양이 적은 편이 오히려 홀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 자신에게 더 유리하다 생각했거든요.
농장은 총 4동. 280평입니다. 홀로 생산량이 높은 버섯을 기르다 전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게 될 바에는, 관리가 어렵고 생산량이 적어도 식감이 좋은 버섯을 기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리조또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끓여도, 탱글한 식감이 하나도 죽지 않습니다. 농부님은 품종과 특성뿐 아니라 농장과 농부의 특성까지 고려해 버섯을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 일정한 크기로 자라도록 솎아준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 조밀한 조직을 자랑하는 버섯
하나의 버섯에 두 가지 식감. 표고구이.
두꺼운 갓과 조밀한 조직감이 특징인 박세현 농부님의 표고버섯. 어떻게 요리해도 좋지만, 하나 정도는 꼭 구워서 먹어보길 추천합니다. 소금과 후추로만 구워 특유의 향과 식감을 그대로 느껴보세요. 아, 버섯대는 절대 버리지 마세요. 갓과는 다른 맛을 즐길 수 있거든요.
1.표고갓 구이
야들 탱글한 표고의 갓은 특유의 향을 머금고 있습니다. 먹고 난 후에도 한 시간은 입에서 표고 향이 맴돌죠. 거부감이 드는 향일까 걱정하지 마세요. 생표고는 건표고보다 특유의 향이 덜해서 버섯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충분히 먹을 수 있습니다. 더 진한 향을 원한다면 버섯을 조금 건조한 다음 드시면 됩니다.
2.표고대 구이
닭가슴살처럼 결이 있는 표고대를 손으로 찢어 구우면, 마치 고기를 씹는듯한 쫄깃한 식감이 느껴집니다. 향은 덜하지만, 담백하고 고소해 끝도 없이 들어가죠. 아쉬운 점이라면 양이 비교적 적다는 것이겠네요.
| 버섯을 햇빛에 두었다가 드셔보세요. 표고에 들어있는 에고스테롤은 자외선을 만나면 비타민 D로 전환됩니다. 2시간 정도가 소요되죠. 건조하는 과정에서 표고의 향이 강해지는 건 덤입니다.
화고, 동고, 못난이. 필요에 따라 선택하세요.
박세현 농부님의 표고는 특품인 화고, 상품인 동고, 가정용인 못난이로 구분됩니다. 품종이 아니라 모양의 차이죠. 전부 같은 종자로 키워 맛은 비슷하답니다. 갓이 거북이 등껍질 모양으로 갈라진 화고는 습도를 조절해 재배합니다. 기르는 방법이 까다로워 가격이 조금 높죠. 대신 그 값만큼 다른 표고버섯에 비해 모습이 매력적이니, 선물하거나 요리를 대접할 때 좋습니다. 주력상품인 동고는 갓이 매끈합니다. 모양도 동글동글 귀엽죠. 갓이 벌어진 버섯은 같은 가격에 더 양이 많은 가정용 못난이 버섯이 됩니다. 상황에 따라 표고버섯을 골라보세요.
| 습도를 조절해 화고 특유의 갈라진 갓 모양을 만든다.
버섯 교수를 꿈꾸는 농부
중학교 때부터 농담처럼 말했던 장래 희망 ‘농부’. 한국농수산대학교 버섯학과 학과장이었던 아버지의 지인 덕에 진짜 농부의 삶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장난스럽게 하던 말을 진지하게 들어준 분이었죠. 이후 한국농수산대학교 버섯학과를 졸업하고 청양에 홀로 내려와 버섯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시작한 이상 버섯 관련 자격증은 다 따야겠다고 생각했죠. 종균기능사, 버섯산업기사, 첨단기술품목특화전문교육까지. 보이는 것만 14개의 인증서와 자격증이 농부님의 작업실에 걸려있습니다. 언젠가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은 채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합니다.
4년 차 청년농. 머리로 배우고, 몸으로 익히다.
작년, 농장의 배지가 전부 무너졌습니다. 갑자기 생겨난 해충에 버섯이 전부 사멸했죠.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했지만, 농장을 살리기 위해 발 빠르게 농장을 소독하고 목이버섯재배를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배지가 균과 해충을 잘 이겨내도록 하는 작업에 더 신경.
학교에서 이론으로 배운 것도 많지만, 농장에서 직접 일하며 익힌 것도 많습니다. 이론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며 버섯이 왜 잘 안 자라는지, 어떤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번 가을에는 생산량이 많은 관형배지로 바꿨습니다. 지난 3년간 많은 걸 배웠으니까요. 내년에는 하우스를 두 동 늘리고 직원도 고용해서 가공식품까지 도전해 보려 합니다.
스트레스를 이겨내며 자라는 버섯처럼
귀농 귀촌 우수사례, 모델 농가, 졸업생 우수 농가 선정. 많은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더 열심히 할 힘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덕분에 나태해지지 않는다면서요. 농부님의 취미는 운동.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하죠. 스트레스를 이겨내며 자라는 근육과 버섯처럼, 농부님도 농장도 재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2023. 11. 16
본 콘텐츠는 더테이스트 청양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더 테이스트 에디트는 더테이스트 청양의 로컬에디터 육성프로그램입니다. '나의 부캐, 로컬에디터'라는 부제처럼 꼭 지역에 이주하지 않더라도 주말 여유시간을 활용해 지역과 관계맺고 취재, 콘텐츠 제작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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