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Work]더 테이스트 포럼_청양에서 마주한 가을의 맛


The Taste Forum

내일의 식탁 다이닝_아워플래닛


청양에서 마주한 가을의 맛


온통 노랗고 빨갛게 물드는 계절, 코끝에 쓸쓸한 바람이 느껴지는 계절. 그리고 왠지 모르게 자꾸 허기지는 가을입니다. 눈앞에 바뀌는 풍경과 피부에 닿는 바람으로도 계절을 알 수 있지만, 매일 마주하는 식탁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청양의 가을 식탁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청양의 가을은 과연 어떤 맛일까요?


청양의 가을을 접시에 담다

가을빛으로 예쁘게 물든 칠갑산휴양랜드 야외 광장에 청양의 가을 식탁이 차려지고 있습니다. ‘내일의식탁 다이닝’은 조리사, 농부, 소비자가 함께 만드는 팜투테이블 프로그램입니다. 특별히 이번 ‘더 테이스트 청양’에서는 지속가능미식연구소 '아워플래닛'의 김태윤 셰프와 장민영 음식탐험가가 함께했습니다. 직접 농부들을 만나며 구해온 청양의 제철 식재료인 밤, 버섯, 토종닭, 구기자 등을 활용하여 아워플래닛만의 색이 담긴 4가지 요리를 선보였습니다.


제철 식재료가 주인공인 무국적 식탁

구운 금강율로 만든 커리 향의 밤 벨루테
주인공 식재료: 밤(금강율)_김형찬 농부

첫 번째 음식은 쌀쌀해진 가을 날씨에 제격인 밤 벨루테입니다. 벨루테는 프랑스어로 ‘벨벳’이란 뜻으로, 일반적인 수프보다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입니다. 주인공 식재료로는 금강율이라는 밤이 사용되었습니다. 밤 하면 공주를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지만, 청양 밤도 알차고 풍부한 맛으로 유명하답니다. 단맛이 강하고 껍질이 쉽게 벗겨지는 금강율을 그릴에 구운 뒤 커리 향을 살짝 더한 벨루테. 어릴 적 먹었던 군밤이 떠오르면서 이국적인 맛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청양 삼광미, 두 가지 버섯, 구기자 순으로 맛을 낸 리소토
주인공 식재료: 쌀(삼광)_윤익원 농부, 표고버섯_정의용 농부, 구기자 잎_윤종홍 농부

두 번째 음식은 세 가지 청양 식재료로 맛을 낸 이탈리안 리소토입니다. 구수한 감칠맛과 식감의 대비가 좋았습니다. 윤기 도는 찰진 삼광미와 꼬득꼬득한 참밀이 식감의 재미를 더하고 두 가지 버섯이 어우러져 고기를 씹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구수한 맛의 주인공은 구기자 잎이었습니다. 구기자 잎에는 특유의 구수함이 있어 청양에서는 국, 나물 등 음식에 자주 활용한다고 합니다. 육수도 특별했는데요. 어떤 육수였을까요? 세 번째 음식에서 그 비밀이 밝혀집니다.


사냥꾼의 닭요리, 카차토레
토종닭(바지락닭)_혜선식품, 맥문동_청양맥문동영농조합, 홍고추_오진구 농부, 바게트_농가의빵집

세 번째 음식은 청양 토종닭을 사용한 이탈리안 닭요리 카차토레입니다. 김태윤 셰프가 이 요리를 떠올린 계기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혜선식품은 칠갑산에서 30년 넘게 토종닭을 키워왔습니다. 대량 생산을 위해 속성으로 키워내는 육계와 달리 깨끗하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털에 윤기가 돌고 뼈와 살코기, 지방의 풍미가 훨씬 깊고 풍부합니다. 김태윤 셰프는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자유롭게 활보하는 토종닭을 보고 곧바로 이탈리아 사냥꾼들이 자주 먹었다던 카차토레가 떠올랐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나온 리소토에도 이 토종닭의 육수를 사용했습니다.

소박한 토속 음식이지만 닭 자체의 맛이 풍부하다 보니 마치 보양식을 먹는 듯합니다. 여러 채소와 토마토가 들어간 소스에 바게트를 찍어 먹으니 든든하기까지 합니다. 맥문동, 구운 고추 등을 활용한 가니쉬는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었습니다.



구기자 글레이즈와 와인에 졸인 구기자를 올린 치즈케이크, 유기농 마리골드 차
주인공 식재료: 구기자_청양친환경구기자영농조합법인, 마리골드 차_꽃이머무는자리 

마지막 코스인 디저트가 놓인 순간 “와! 이건 사진 찍어야 해”하며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옵니다. 마치 가을을 있는 그대로 접시에 옮겨 놓은 듯합니다. 달콤한 구기자 글레이즈가 뿌려진 치즈케이크 위에 와인에 졸인 구기자가 새콤한 맛을 더하고 그 옆에 가을빛으로 물든 잎이 접시 위 풍경을 완성합니다. 음료로 준비된 따뜻한 마리골드 차는 마지막 순간까지 향긋하고 기분 좋은 여운을 남깁니다. 


Mini Interview_참석자 신소영(마하키친 셰프)

“직접 발로 뛰어 공수한 귀한 식재료로 요리한 다양하고 아름다운 음식을 맛볼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특히 리소토의 재미난 식감과 구기자 잎의 구수한 향이 기억에 남네요. 음식을 먹는 내내 위안받는 기분이었어요. 동시에 가능성도 발견한 시간이었어요. 본인만의 철학을 지켜내며 맛있고 건강한 식재료를 키우는 농부님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그분들이 키운 식재료의 가치를 발견하고 요리하고 알리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곳곳에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서로의 존재와 가능성을 보고 나니 안전지대에 와있는 기분이었답니다.”





익숙함 뒤에 숨겨진 아름다움

“그 어떤 디자인보다 자연의 흐름대로 만들어진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장민영 음식 탐험가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오늘 다이닝이 더 특별했던 이유는 음식을 준비하는 손길에 식재료와 생산자 그리고 환경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기 때문 아닐까요? 


사실 청양에서 만난 식재료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워플래닛이 전하는 메시지는 익숙함 뒤편에 있습니다. 고개를 살짝만 돌려도 식탁이 훨씬 더 풍부해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청양 로컬 식재료가 어디에서, 어떻게, 누구의 손에 자라 우리에게 왔는지, 익숙함 뒤편의 이야기를 알고 먹는 경험은 이전과 전혀 다른 특별함을 선사합니다. 마치 전시회에서 도슨트를 듣기 전과 후가 확연히 다른 것처럼 말이죠. 청양 밤, 버섯, 닭, 구기자의 맛과 생산자의 이야기는 매년 가을이 올 때마다 떠오를 것 같습니다.




The Taste Edit - 홍아인 에디터

본 콘텐츠는 더테이스트 청양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더 테이스트 에디트는 더테이스트 청양의 로컬에디터 육성프로그램입니다. '나의 부캐, 로컬에디터'라는 부제처럼 꼭 지역에 이주하지 않더라도 주말 여유시간을 활용해 지역과 관계맺고 취재, 콘텐츠 제작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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