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Work]집에서 만나는 무농약 열대과일, 포포



 

조환기 농부의 포포

집에서 만나는 무농약 열대과일, 포포


해외여행을 떠나면 슈퍼마켓을 들러 그 나라의 대표적인 과일을 먹어보고는 합니다. 이색적인 맛과 향에 멀리 떠나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열대과일만큼이나 이색적인 ‘포포’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포포는 북아메리카에서 자라는 과일로 파파야를 닮았습니다. 이름 또한 스페인어로 파파야를 뜻하는 포포(PawPaw)로 불립니다. 한입 맛보면 지구 반대편으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드는 포포의 매력,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그사이 어딘가의 오묘함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는 포포 수확이 한창인 시기입니다. 포포는 충분히 익으면 나무에서 저절로 떨어집니다. 열매를 주워 얇은 껍질을 까면 노란 속살이 나오는데요. 언뜻 보기에는 망고와 비슷하지만, 과육을 베어 물면 수분이 많을 뿐만 아니라 바나나와 파인애플 사이 오묘한 맛에 달큰함이 오래갑니다. 포포열매가 이토록 달콤한 이유는 23~25Brix의 당도로 샤인머스캣보다 더욱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죠.

* 샤인머스캣의 평균 당도는 18Brix 이상이다.

| 노란 과육에 큼지막한 씨가 8~10개 박혀있는 포포


크림처럼 발라먹는 포포버터스프레드

당도가 높다는 장점을 살려 흠집이 난 열매는 따로 모아 잼이나 버터스프레드로 가공합니다. 당도가 높아 설탕의 양을 절반 이상으로 줄일 수 있어서 건강에도 훨씬 좋지요. 빵이나 비스켓에 포포버터스프레드를 발라 먹으면 이 또한 별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단백질, 비타민, 식이섬유 등의 영양소도 풍부해 건강 간식으로 제격이랍니다.

| 포포를 끓여 만든 버터 스프레드. 빵이나 비스킷과 함께 먹기 좋다.


농부가 직접 잡초를 깎는 이유

포포나무는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자연의 흐름에 맞게 잘 자랍니다. 문제는 나무 주변에 자라는 잡초인데, 조환기 농부는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풀을 깎으며 농장을 돌봅니다. 제초제를 사용하면 처음에는 풀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제초제 성분에도 죽지 않는 풀만 자라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포나무와 함께한 15년

직장 생활을 하던 중 건강이 좋지 않았던 조환기 농부는 잠시 고향인 청양에 내려왔습니다. 당시 미국에 머물고 있던 친구가 포포나무를 알려주었고 이후 청양 땅에 씨앗을 심어보았죠. 영하 30도에서도 잘 자라는 포포나무의 생명력 덕에 청양에서도 잘 자랐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15년간 포포나무를 우리 토양과 기후에 맞게 기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 잘 익어 자연 낙하한 열매


첫 열매를 만나기까지, 5년의 기다림

포포나무는 나무가 성장해서 열매를 맺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나무를 처음 심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3~4년 차 시절에는 수입원이 전혀 없었죠. 조환기 농부에게 어떻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과일에 투자할 수 있었냐고 물어보았더니, '내가 본 포포나무의 가치를 믿었을 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무엇이든 빠르고 정확한 것이 옳다고 여겨지는 사회에서, 농부는 자신이 심은 나무가 열매를 맺기까지 5년의 세월을 묵묵히 기다렸습니다.


2012년부터는 포포나무 재배 노하우를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묘목을 기를 때, 열매를 수확할 때 등 나무를 기르는 과정마다 직접 겪은 경험을 생생하게 나누고 있죠.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똑같이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농부는 경험과 정보를 나누는 것이 시골에서 함께 잘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포포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곳

인터뷰 막바지, 농부와 함께 농장을 한 바퀴 둘러보며 열매를 직접 수확해 보았습니다. 주먹 하나보다 크고 묵직한 열매를 하나둘 수확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렇게 직접 포포를 수확하고, 잼이나 버터스프레드로 가공할 수 있는 체험 활동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포포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는 농부의 마음처럼 농장 곳곳이 알찬 볼거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The Taste Edit - 변지현 에디터
2023. 10. 31

본 콘텐츠는 더테이스트 청양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더 테이스트 에디트는 더테이스트 청양의 로컬에디터 육성프로그램입니다. '나의 부캐, 로컬에디터'라는 부제처럼 꼭 지역에 이주하지 않더라도 주말 여유시간을 활용해 지역과 관계맺고 취재, 콘텐츠 제작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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